2018년 겨울 구 유고슬라비아 여행기 1편: 백악관에서 오랄 섹스 하다 탄핵 당할 뻔한 사람의 동상이 있는 도시 2018년 겨울 구 유고슬라비아

인천을 출발하여 두바이를 거쳐 뮌헨에서 0일차를 보내고 이제 뮌헨 공항에서 코소보의 수도 프리슈티나로 향하는 비행기를 대기하고 있는데 흔히 볼 수 없는 광경을 하나 보게 된다


코소보는 나라가 워낙에 가난하여 독일어권으로 나와서 이주 노동자로 일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 중 한명이 코소보로 강제 송환 당하는 중이었습니다. 비행기를 탈때까지 경찰이 지키고 서 있더군요. 이번 여행에 평범하지 않은 시작이었습니다.



이윽고 프리슈티나에 도착을 하고...

방문국 38호 도장을 받았습니다. 아무래도 관광객이 잘 안 오는 나라이다 보니 입국 심사관도 신기해 합니다.



일단 여기까지는 아직 유럽 같기는 한데....

호텔에서 마련해준 공항 택시를 타고 프리슈티나로 이동을 하는데 창 밖을 아무리 봐도 이건 유럽이라기 보다는 스리랑카나 모로코 같다고 할 정도로 도로도 안 좋고 건물들도 허름하고 하여튼 풍경이 굉장히 이국적입니다. 낮에 어떠냐며는...

터키를 아직 가보지 않았지만 왠지 딱 터키 느낌 같기도 하고...

그런데 이 나라가 어디에 와 있는지 보여주는 사진 한장이 있는데...

네 코소보는 아직도 미국과 유럽의 지원을 받고 있죠. 사실 도시들이라 이 정도 하는거지 시골 가면 IS에 가담할 정도로 상황이 안 좋다고 합니다.

굉장히 늦은 시각에 들어와서 감기 걸린채로 꾸역꾸역 호텔 조식을 먹고 첫 날의 일정을 시작합니다 (3일 동안 저 호텔에 있었는데 조식이 3일 내내 거의 같았습니다)

프리슈티나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NEWBORN 기념물입니다. 2008년 건국 당시에 세워진 조각물로 2월 중순인 건국일 즈음해서 매년 디자인이 달라집니다. 아직은 2017년 디자인이고 


이게 2008 첫 디자인이고


2013년에는 이런 디자인이었습니다. 2017년 저 디자인은 N과 W가 쓰러져 있는데 코소보 북쪽에 사는 세르비아 사람들한테 No Walls 이라는 메세지를 보내기 위함이랍니다. 

NEWBORN 기념물 뒤에 있는 저 특이한 건물은 반대편에서 보면 이렇습니다

유고슬라비아 당시에 세워진 청년 문화 체육 궁전으로 지금은 흉물로 방치가 되어 있습니다.

NEWBORN 기념물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또 다른 기념물이 있는데..

아직도 건축 중인 테레사 수녀 성당입니다. 왜 코소보에 테레사 수녀를 기리는 성당이 있냐고요? 우선 코소보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알바니아 사람들은 대부분이 무슬림이지만 일부는 카톨릭이고 그 중 테레사 수녀의 가족 전체도 카톨릭이었습니다. 테레사 수녀는 이 지역 전체가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지배를 받을 때 지금의 마케도니아 수도인 스코페에서 태어났는데 그 당시에 마케도니아가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코소보 주에 포함이 되어 있다고 하여 현대 코소보의 수도에 저런걸 짓고 있는겁니다. 

아니 여긴 아직도 미국과 EU의 지원을 받을 정도로 곤궁한 나라잖아? 

많은 코소보 국민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 현재 정치인들이 썩어빠졌다고 여깁니다. 저런데에 돈을 쓸데 없이 쏟아 붓기나 하고.

테레사 수녀 성당 건너편에 코소보 대학교의 캠퍼스가 있는데 캠퍼스 안에 악명 높은 건물이 하나 있습니다.


역시 유고슬라비아 당시에 지어진 코소보 국립 도서관인데 영국의 모 일간지에서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못생긴 건물 10개 안에 드는 불명예를 안기도 하였습니다. 건물 위에 하얀색 장식물은 코소보의 전통 모자이고 전반적으로 오스만 투르크 제국 당시의 발칸 전통 양식을 따라서 지었다고는 하지만 역시나 저 쇠창살들이 압박스럽습니다.

그리고 국립도서관 옆에 코소보의 굴곡진 현대사를 잘 보여주는 건물이 하나 있습니다

원래는 1999년에 완공 예정이었던 세르비아 정교회 성당으로 코소보 내전으로 인해서 공사가 중단되고 현재까지도 도시의 흉물로 방치 되어 있습니다. 코소보 사태 이전에 프리슈티나에 세르비아 사람이 몇 만명 살고 있었는데 세르비아군이 철수 하면서 세르비아 사람도 대부분이 난민이 되어 프리슈티나를 떠나 이제 저 건물을 완공 시킬 사람이 없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10분 정도 걸어가면 프리슈티나의 또다른 명물이 있는데...


여러분의 컴퓨터가 고장난 것도 아니고, 제가 포토샵 한 것도 아니고 여러분이 환청을 보고 있는게 아닙니다. 저 동상은 백악관에서 인턴이랑 오랄 섹스 하다 안했다고 거짓말 하고 그거 때문에 미국 대통령의 자리에서 탄핵당할 뻔한 사람의 동상이 맞습니다. 코소보에서는 빌 클린턴이 영웅 대접을 받는데 그것은 코소보 사태 당시 미국 대통령이 빌 클린턴이었는데 그가 세르비아 폭격을 명령을 했기 때문에 영웅 대접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동상 뿐만 아니라


프리슈티나에서 가장 중요한 도로 하나도 빌 클린턴의 이름을 땃습니다. 그 이유는 코소보 사람들이 생각하기로는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딴 도로에서 세르비아나 러시아 탱크가 굴러다니는 것을 미국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다음에 프리슈티나에서 버스로 15분 거리 떨어진 Gracanica로 이동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버스에서 내리는데...


저 국기는 코소보 국기가 아니고 세르비아 국기입니다. Gracanica는 알바니아 사람들의 마을이 아니고 세르비아 사람들이 사는 마을인겁니다. 저 세르비아 국기 뿐만 아니라

길 이름도 세르비아 사람인 니콜라 테슬라의 이름을 따고

문자도 라틴 문자가 아니고 키릴 문자를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교회의 크리스마스가 끝난지 얼마 안되었기 때문에 산타 복장도 하고 다닙니다.

프리슈티나에 NEWBORN 기념물이 있다면 Gracanica에 MISSING 추모 조각이 있는데 저 각 글자마다 붙여 있는 사진의 대부분은코소보 사태 말기에 알바니아계 코소보 반군이 세르비아 사람들을 납치해서 장기 적출을 당한 사람들입니다. 지금도 정확히 누가 그 장기 적출을 했는지 수사가 전혀 이루어지고 있지 않습니다. 

세르비아 사람들이 여기에 남은 이유가 하나 있는데 그것은 마을의 가운데에 있는 Gracanica 수도원 때문입니다. 일단 외벽 부터가 심상치가 않은데...

알바니아계 사람들이 마을에 몰래 들어와서 수도원을 손상 시킬까봐 담벽 위에 철조망을 설치 해놓았습니다.

Gracanica 수도원은 13세기에 세워진 세르비아 정교회의 수도원으로 다른 세개의 세르비아 정교회 수도원과 함께 현재 유네스코 문화 유산이자 위협 받고 있는 유네스코 문화 유산으로 동시에 등재 되어 있습니다. 여기 Gracanica에 있는 것은 그나마 세르비아 사람들이 주변에 살고 있어서 그나마 보존 상태가 좋은 편입니다.

그런데 왜 현재 알바니아 사람들이 살고 있는 코소보 땅에 700년이 넘은 세르비아 정교회 수도원이 있냐고요?

그것은 원래가 세르비아 영토가 옛날에는 현재 보다 훨씬 남쪽에 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허나 코소보 전투에서 오스만 투르크 제국과 싸우게 되는데 우선은 세르비아 승으로 끝납니다. 하지만 저 전투 한번으로 세르비아의 국력이 기울지만 오스만 투르크 제국은 다시 군대를 모집해 결국에 세르비아를 정복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18세기에 잠깐 합스부르크 제국이 잠깐 발칸반도로 진입을 할 때 세르비아 사람들은 같은 크리스트교도 편을 들게 되는데 나중에 오스만 투르크 제국이 돌아올 떄 그에 대한 보복으로 세르비아 사람들을 다 학살하려고 듭니다. 그래서 결국에 코소보와 마케도니아에 살던 세르비아 사람들은 결국에 현재의 Vovodinja 지방 (현재 세르비아의 가장 북쪽 부분)으로 이주를 하고 오스만 투르크 제국은 세르비아 사람들이 살던 곳에 알바니아 사람들을 이주 시킵니다. 그 때 부터 세르비아 사람들은 알바니아 사람들을 싫어하게 되고 코소보를 언젠가 자신들이 되찾아야 할 성지로 여기게 됩니다. 그래서 19세기에 독립 이후 코소보를 되찾는게 국가의 지상 최대 목표가 되었고 지금도 코소보의 독립을 인정해주고 있지 않습니다.

수도원의 외부. 내부는 사진 촬영 금지인데 정교회 방식으로 거의 대부분의 벽과 천장이 성화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후 프리슈티나로 돌아와서 늦은 점심을 먹고

프리슈티나에서 가장 유명한 식당에서 코소보의 Stoneyards 와이너리 한잔, 빵과 삼색 치즈 스프레드, 샐러드, 믹스 그릴 그리고 마키아또 한잔 가격이 모두 20유로 조금 넘게 나왔습니다. 코소보는 유로를 유럽 중앙 은행의 묵인 하에 허락 받지 않고 쓰는 나라로 다른 유로권 나라들과 다르게 물가 수준이 워낙에 낮아 돈을 쓸 때 대부분이 동전이고 지폐도 20유로 이상 쓰는게 굉장히 드물어 10유로 지폐를 다량으로 미리 가져가지 않았으면 거스름돈 때문에 굉장히 애먹을 뻔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코소보의 수제 맥주 회사인 Sabaja의 IPA 한잔. 이후에 몸이 좋지 않아 이 날은 그냥 호텔로 들어가 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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